꿈과사랑 수아성 // 아름다운 제주 / 제주소개 / 옥돔구이로 할까요 갈치조림 드실레요
濟州外人이 겪은 濟州이야기
[46] 한전때문에 쉰 밥
- 선교종 종정이자 세계불교 법황청 법왕인 일붕 서경보 스님이 ‘96.6.25 상오 11시 40분 서울 세검정 법왕청에서 입적하였다.
서경보스님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스님이다.
이 서경보 스님의 고향은 제주이다.
서경보 스님이 남북통일을 염원하기 위해 세운 절이 남쪽 끝땅 마라도에 세워져 있다.
절 크기가 웅장하여 아마 마라도에서 가장 큰 건물이 아닌가 생각된다.
바로 옆에 한전에서 연구개발 자금으로 지원해 준 태양광 발전소가 있다.
태양빛이 맑게 비추면 압전자에 의해 발전된 전기를 축전지에 저장하여 마라도에 공급하고 날이 흐리거나 태양빛이 부족할 땐 자기발전기를 돌린다.
전력시설 용량은 합쳐 30kW 정도되나 항상 공급이 여의치 못하다.
더구나 절에 행사가 있는 날에는 발전소를 관리하는 아저씨가 몸이 단다.
냉장고 문을 여닫을 때마다 계통부하(?)가 흔들릴 정도로 적은 마라도 부하인지라 신도들이 대형냉장고 문을 여닫을 때마다 아저씨 가슴이 철렁철렁 한다고 한다.
아저씨는 초하루, 보름 신자들이 통일염원을 비는 날만 되면 통일이고 무엇이고 『아이구 오늘도 “목탁 부하”가 걸리는 날이구먼, 저 놈의 통일이 어서 되어야 이 고생 아니 할 터인데…』하며 긴장을 늦추지지 못한다.
한번은 귀한 손님을 모시고 마라도를 안내하고 시간이 남아 어느 식당에 들어가 점심 주문을 하였다.
톳나물 무침에 간단한 해산물, 갓잡은 생선으로 찌개를 끓였으니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 갔다.
맨 나중에 전기밥통의 밥을 공기에 담아 건에 주길레 생각없이 수저가 갔다.
그런데 밥맛이 이상하였다.
쌀이 나쁜지 오래된 밥인지 좀 쉰네가 났다.
나만 그런가 했는데 모두가 코를 킁킁 거리는 눈치였다.
주인아줌마를 불러
『아줌마 밥맛이 좀 이상하네요』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행여 물이 귀한 곳이라 그럴수도 있느니까 생각하고…
기다렸다는 듯이 대뜸 반응이 왔다.
『아이구 또 정전되었구나. 그놈의 전기때문에…』하며 다가와서는 대뜸
『아 - 그게 한전때문에 그래요. 글쎄 하루에 12번도 더 정전되니 밥이 온전할 리 있어요. 보온이 됐다 안됐다 하니 밥이 쉴 수 밖에.』
전기회사에서 온 손님인줄 알고하는 소린지 몰라도 들으라고 목청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아하, 정전되면 밥까지 쉬는구나.”
끽소리 못하고 고개푹 숙이며 찌개에다 밥을 더 맛있게 먹는척 하였다.
뭐라고 따지고 들면 더 큰 벼락이 떨어져 마라도 전체가 정전사태까기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