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사랑 수아성 // 아름다운 제주 / 제주소개 / 옥돔구이로 할까요 갈치조림 드실레요
濟州外人이 겪은 濟州이야기
[33] 시간대별로 번지별로 다른 제주날씨
- 제주의 날씨는 유별나다.
남태평양의 영향을 받는 지정학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사면이 바다와, 높은 한라산이 서로 어우러져 연출 해내는 날씨의 변화는 그야말로 시간대별로 번지멸로 다름을 실감한다.
여름이 시작되는 오뉴월의 날씨도 별나지만, 한여름의 날씨와 한겨울의 날씨는 더욱 종잡을수가 없다.
같은 도로를 차로 5Km만 달려도 햇빛나고 소나기 퍼붓고 무지개 구경하며 구름의 그늘에 들어가기도 한다.
오죽했으면 한여름 한라산에 메어 놓은 소의 머리에는 햇빛이 내리 비추고 꼬리에는 빗물이 쪼르르 흐른다고 했을까?
천둥과 벼락은 더하다.
공해의 장벽이 없어서인지 천둥소리는 천지를 흔들어 놓는가 하면 벼락은 가히 언급을 회피할 정도이다.
한참 소나기와 함께 벼락이 칠때는 차량앞에 따발총으로 도로를 또듯이 불길이 내리 꼿히고, 한여름 밤에 치는 천둥은 천지개벽을 하듯 요란하여 필경 아침에 일어나 보면 한라산은 흔적없이 사라지겠거니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보면 언제 그랬었느냐는듯 한라산은 더맑고 싱그럽기 이를데 없다.
나무는 쑤욱 자라있고 하늘은 더 푸르고…
평소에 목 말라 있던 제주의 무수천도 여름 소나기 올 때 만큼은 물을 흠뻑 들이킨다.
계곡이 깊어 물살이 빠르게도 하지만 산이 커서 내린 비의 량도 엄청나 금방 계곡이 무너질듯 힘차게 요동을 친다.
뿐만 아니라 겨울의 제주날씨도 변화 무쌍하다.
구름을 동반한 남쪽의 따뜻한 기류가 북으로 올라가기 시작하면 상층에서 불어오는 북쪽의 찬기류롸 높디 높은 한라산에서 맞 부디쳐 한라산의 북쪽인 제주시쪽은 함박눈과 함께 나무마다 설화를 핀 설경은 보는 이의 눈을 부시게 하지만 남쪽의 서귀포는 눈한톨 구경하기 힘든다.
서귀포 사람들은 눈을 소복히 뒤집어 쓰고 서귀포 시내를 달리는 차량을 보면서 북쪽의 눈온 량을 가늠한다.
그러다가 해빛나고 바람자면 봄 중에도 이렇게 따스한 봄이 없다.
이런 기후이기에 제주는 계절의 순환이 육지보다 빠르다.
육지는 아직도 찬바람이 귓전을 때리는데 개나리, 유채꽃이 만개하는가 하면 한라산 중턱은 삼복중에 벌써 코스모스가 피고 가을잠자리가 난다.
못다핀 유두화가 가을은 재촉하고 초봄에 피어야 할 동백이 초겨울 남새를 맡으며 빨간 꽃망울을 터트리니 한라산을 이고 있는 제주의 기상은 언제나 보아도 새롭고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