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사랑 수아성 // 아름다운 제주 / 제주소개 / 옥돔구이로 할까요 갈치조림 드실레요
濟州外人이 겪은 濟州이야기
[32] 쉬쉬하여 먹는 사철탕
- 최근 유일하게 북제주군에서 개를 정식으로 도살하는 도살장을 허가 내어주겠다고 해서 메스콤까지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사실 제주는 양반의 고장이요, 한양의 한다하는 양반 다 내려와 살았으니 양반문화가 어느 도시보다 엄격하였다.
하긴, 어느곳이나 상놈중에서도 백정을 최고의 상놈으로 모시는 터라 (아직도 양반피가 흐른다는 집안에서는 자식중에도 정육점하는 것도 백정의 짓이라 생각하고 금기 시킴.)
옛날에는 백정의 괄시가 오죽 했겠나 싶었다.
그러나 제주는 초지가 많고 가축이 많은 지역이 되다보니 백정의 개념도 슬그머니 완화되었던것 같다.
그런데도 절대로 백정 계열에서 제외할 수 없는 것이 개 백정이었다.
개를 잡는 전문가는 그야말로 백정중에 백정이었다.
그러다 보니 보신탕 문화가 어느지역보다 미 개발된 지역같다.
지금도 몇안되는 보신탕집 마져도 다소외진 골목 좀 으슥한곳에 자리잡고 있는걸 보면 아마 이러한 영향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러한 분위기 탓인지 맛도 덜하고 착 달라 붙는 느낌도 여느 도시에 비해 못하다.
같은 양반 문화라도 안동지방은 보신탕 문화가 특이하다.
보통, 양반하면 보신탕하고 거리가 먼줄 알지만 양반이야말로 보신탕의 진수를 느끼며 여름만 되면 마당앞에 얼렁이는 황견을 보면서 침을 삼킨다.
사랑채에 앉아 매일 그을 읽다보나 원기가 떨어진다하여 복날 아침 글읽는 집안 어른의 몸보신을 핑계로 1년 내내 식구들과 동고동락하던 누렁이를 끌고 뒷산으로 올라간다.
철사로 목을 가차 없이 조이고는 단단한 소나무에 매어달고 패면 고기가 연하다 하여 눈딱 감고 오로지 몽둥이에 힘을 더한다.
개패듯 한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축 늘어진 개는 마른 가마니에 넣고 불을 붙이면 털이 알맞게 그슬러지고, 그다음 내장을 빼내어 소죽 끊이는 가마솥에 넣고 불을 힘차게 지핀다.
익은 고기는 건져 물을 삐덕하게 빼다음 칼질을 굵게 하여 손으로 국수 굵기로 고기를 짼후 밀가루로 버무려 초벌 삶은물에 다시 넣고 고은다.
이때 토란, 고사리등 갖은 재료를 넣고 두어시간 정도 끊인후 뚜껑을 열면 죽모양의 뻑뻑한 보신탕이 된다.
이때 쯤이면 사랑방은 초청한 이웃 어른들 하며 많은 분들이 삼복에 소죽을 끊인 방에 땀을 콩죽 흘리듯 하며 보신탕 들어오기를 학수고대하며 군침을 삼킨다.
탕이 들어오면 양반체면이고 무어고 웃통 훌훌 벗어 던지고 두어그릇씩 해치운다.
삼복에 더운방에 앉아 더운탕으로 보신을 하니 땀은 콩죽 흐르듯 하고 양반들은 이 땀과 함께 앙금낀 노폐물이 몽땅 빠지는 기쁨을 맛보며 또다시 다음 복을 기다린다.
이왕 개이야기 나왔으니 한가지 더해보자.
멍멍이는 왜 다리를 들고 쉬-할까?
이 독특한 개만의포즈는 어떤 의미가 숨어 있을까?
(이것을 안다면 최소한 개에 대해서는 상당한 일가견이 있는 분이다.)
사실은 영역표시를 하고자 하는 동물적 표현이다.
자신의 오줌냄새를 뿌림으로써 자신의 구역임을 선포하는 것이다.
어느정도 다리를 높이 쳐드는 것도 이러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는 것이다.
상대방 개의 코 높이와 비슷한 지점이어야 상대방이 냄새를 더 잘 맡고 따라서 보다 확실하게 자신의 구역을 선포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 전신주처럼 서있는 사물에 일을 보는 것이다.
코를 킁킁거리는 이유도 상대방이 미리 자기영역을 선포한 지역인지 아닌지 확인후 볼일을 보려는 것 때문이다.
한마디로 코높이 문화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