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사랑 수아성 // 아름다운 제주 / 제주소개 / 옥돔구이로 할까요 갈치조림 드실레요
濟州外人이 겪은 濟州이야기
[29] 사흘만 비가 안와도 가문다는 제주
- 동토의 나라에 사는 에스키모인들은 채소가 없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섭취해야할 식물인데도 불구하고 온 천지가 얼음구덩이니 구경할레야 할 수 없다.
하지만 환경이 아무리 열악해도 사는 지혜가 생기는법, 이들은 놀랍게도 물개에게서 식물성을 섭취한다.
물개를 잡으면 우선 위를 고히 들어낸다.
그런다음 조심스레 절개하여 위속에든 음식물을 꺼낸다.
물개의 먹이는 해초류이기 때문에 위속에는 온갖 식물성 해초류가 그득하다.
에스키모인들은 이를 생으로 먹거나 말려서 먹는다.
가족들에겐 더할 수 없는 식물성 섭취 수단이기 때문이다.
따뜻한 나라 제주는 동식물의 보고이다.
더구나 제주음식에 조금만 익숙하면 먹거리가 모두가 맛있고 새롭다.
사면이 바다이니 횟감부터 시작해서 생선구이까지 입에 달라 붙지 않는게 없다.
횟감중에서도 육지에서는 제법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면서 먹어야 할 돔이지만 제주에서는 제일 흔한것이 돔이요 돔중에 흔한것이 자리돔이다.
크지도 작지도 아니하고 꼭 민물붕어 중치만한게 모양이나 색깔도 엇 비슷하니 똑같다.
허나 제주사람들은 이 작고 못난 자리돔을 어느돔 못지않게 애착을 가지고 있다.
농사가 흉년이 들면 먹거리가 부족할때 허기진 배를 채워준것도 자리돔이요.
요즘같이 찬거리가 부족할때는 젓이나 구이로 입맛을 돋구어 주는것도 까무잡잡한 자리돔 이었다.
그 입맛에 익어서인지 지금도 재래시장에 가면 자리가 제일 많이 눈에 띠고 거래 또한 활발하게 보인다.
자리돔은 일본 오끼나와 부근에서 자라 마닐라에서 올라오는 열대난류를 타고 제주해역까지 올라오므로 지형관계로 보아 모슬포가 먼저 잡힌다.
그래서 모슬포 주민들은 모슬포 자리를 최고로 친다.
하지만 동쪽 성산 사람들은 성산자리가 제일이라고 우겨댄다.
남쪽과 북쪽 사람들은 싸움을 붙이려면 옥돔을 화제로 삼고 서쪽과 동쪽사람 싸움을 붙이려면 자리돔을 화제로 삼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주사람들은 자리돔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
사면 바다를 빼면 뭍은 밭 뿐이다.
처음 막 와서는 돌뿐인 깡마른 밭에 무슨 농사가 되랴 생각하였다.
비가 온다 손 치더라도 곧바로 땅속으로 깊숙히 스며들어 버리니 식물이 머금기도 전에 갈증을 느낄것이요.
더구나 지상은 바람까지 불어데니 한줌 않되는 흙은 물을 머금을 사이없이 금세 보송보송 말라벼려, 무엇하나 잘자랄턱이 없다고만 생각했지만 생각과 달리 갈수록 푸른빛이요 볼수록 싱싱함을 느끼는게 제주밭이다.
논농사를 제외하곤 어느 농작물치고 아니되는게 없을정도, 그러다보니 맛도 일품이다.
밭이 좋아 콩이 잘되니 콩으로 만든 된장맛이 일품이요.
된장맛이 좋으니 된장국으로부터 시작해 된장을 기본반찬으로 하는 요리는 모두 맛있다.
제주분들은 회도 된장에 찍어 먹는다.
밭에서 나는 마늘과 고추의 맵기로 치면 단연 국내최고요 당근의 붉기로 치면 어느육지에 비할바가 아니다.
어떻게 해서 이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 농사가 잘될까?
해답은 바로 밭에 고르지 않고 남겨놓은 잔돌 때문이었다.
점성이 낮은 화산석이 부스러져 생긴 작은돌의 구멍속에 빗물이 스며들어 적당하게 배출해주니 식물들은 더욱 쾌적한 조건을 갖출수 있다.
마치 난을 키울때 난석을 넣고 물을 잘주지 아니하여도 잘 크는것과 같은 이치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가 많이 오는 제주가 만약 물이 지하로 스며들지 않는다면 모두 물바다가 되어 농사고 무어고 사람살지 못하는 척박한 지대가 될것이나 인간을 살게하는 오묘한 자연의 이치는 여기까지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