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사랑 수아성 // 아름다운 제주 / 제주소개 / 옥돔구이로 할까요 갈치조림 드실레요
濟州外人이 겪은 濟州이야기
[28] 윗세오름에 풍차라도 설치하지요
- 1996년 1월1일부터 3년간 휴식년제를 만들어 백록담은 당분간 사진으로나 보게 되었다.
아쉽기는 하지만 대부분 한라산을 오르는 등산객은 백록담 바로 아래 윗세오름까지 올라가 못오르는 백록담을 아쉽게 쳐다보기만 하고 내려온다.
높이도 높이 이지만 여간한 인내심이 없으면 혼자 등반하기가 힘들어 친구나 친척이 오면 그 핑계로 한번씩 등산화끈을 조여 매곤한다.
한번은 윗세오름에 올라 모처럼 땀도 딱을겸 허기를 채울려고 하는데 간판이 보였다.
“여기서도 전화가 가능합니다.”
그럼 전기는??…
오기가 발동했다.
전기가 한 발 늦는구나.
만인의 영산이라고 오르는 한라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 와보고 싶은 한라산 윗세오름 휴게소에 전기가 없다니…
3,400m나 되는 알프스 융프라우를 다녀봐도 일본 알프스를 가 보아도 전기는 모두 공급된다.
특히 일본 알프스는 풍차까지 설치하여 휴게소의 운치를 한껏 더해주고 있지 아니한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등산도 하는둥 마는둥 하고 내려왔다.
이 기회에 우리는 한술더 떠서 풍차 뿐만 아니라 태양광까지 만들자.
날씨 흐리거나 태양이 없는 밤에는 풍차로 발전을 하고 태양이 밝고 바람이 적을 경우에는 태양광으로 하면 적은 용량의 베터리만 써도 휴게소 하나쯤 문제없다.
그리고 우리도 간판을 걸자.
“한전은 여기까지 전기를 공급합니다.”
우선 직원들의 협조를 얻어 새로짓는 윗세오름 휴게소 도면을 구하게 하고 한라산 국립공원과 접촉하게 하는 한편 나는 전력연구원과 협의하여 대체에너지 개발자금을 얻을 방법을 타진하여 보았다.
걱정한 자금도 에너지연구소와 협의하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신이났다.
“이제야말로 한라산 윗세오름의 모양이 달라진다.”
생각할수록 잘 추진하는 일이라고 느꼈다.
혼자서 간판에 쓸 문구를 궁리하느라 며칠을 끙끙데는데 국립공원측에서 통 답변이 없었다.
한달여를 보내도 소식이 없길레 이상한 예감이 들어 직원들을 보내 보았다.
어떻게 되어가는지 알아보라고.
하지만 기다리던 답변은 전혀 엉뚱하게 돌아왔다.
『포기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뭐! 이유는?』
『국립공원측에서 “한전 성의는 고마우나 거절하겠습니다.”라고 쌀쌀하게 말 하드군요』
『그게 무슨 말이야?』
『네, 국립공원 상급자가 직원들에게…』라고 볼멘소리를 하길레 다그쳐 묻자 다음과 같이 전해 주었다.
『야, 모르는 소리 말라. 한전이 어떤 회산줄 알고 있기나 해? 그걸 그냥 설치해 주겠어? 선물 등으로 엄청난 로비를 해야 통하는 회사야. 무슨 수로 우리가 로비를 해?』
순한 졸병은 상사에게 이 놀랄만한 일급정보(?)를 듣고는 사시눈이 되어 쳐다보면서 정중히 거절을 하더라나.
순간, 머리가 띵-해왔다.
언제부터 우리회사가 이렇게 되었나.
한전하면 로비로 통해야 된다고 하는 사회의 인식…
우리를 보는 눈…
우리는 젖먹는 힘을 다해 대개혁을 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바깥은 우리를 이렇게 평가하고 있구나.
모든 의지에 스스로 힘이 빠졌다.
지금도 윗세오름 오를라치면 그때 그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그래 피눈물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구나. 우리의 변한 모습을 전국민이 느끼는 그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