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사랑 수아성 // 아름다운 제주 / 제주소개 / 옥돔구이로 할까요 갈치조림 드실레요
濟州外人이 겪은 濟州이야기
[12] 제주 5일장 할머니
- 제주대 교수님으로 부터 들은 이야기.
러시아가 막 개방 되었을때 현지 연수차 한국의 각 대학에서 선발된 50명의 교수가 브라디보스톡 항구에 다달았다.
막연히 경제가 썩좋지않다는 감을 가지고 간터라 마땅히 줄 선물을 생각하다가 추운지방에서 나지 않는 수박 100덩어리, 러시아사람이 혹하는 쵸코파이 50상자 등 제법 듬직한 선물을 준비했건만 그래도 부족하여 선상의 주방장에게 부탁하여 도시락을 특별히 150개쯤 싸도록 일러 두었다.
일행들이 항구에 내리자 러시아 기자들이 7명 정도 취재차 따라 붙었다.
러시아 식당에서 도시락과 함께 준비한 선물을 건네주고 교수님들은 남는 도시락으로 보드카를 겯들이면서 밥을 먹었다.
원로에 피곤한터라 입도 깔깔하고 해서 반찬 서너점과 밥한숟갈 두는둥 마는둥 하고 남긴음식은 모두 쓰레기통에 버리려 할때 동행한 러시아 기자가 깜짝 놀라며 달려와서는 『아까운 음식을 왜 버리느냐? 아직도 충분히 먹을 음식이다. 정히 못 먹겠으면 버리지 말고 자기네들을 달라』하고 이야기 했다.
놀란 교수님들 눈이 둥그레졌다.
기자하면 그래도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어려움은 없을터인데 우리나라처럼 아무 생각없이 먹다 남은 음식을 버리는데 자기네들 달라니…
단장은 집히는게 있어 모두에게 『혹시 먹고 남으면 먹다 남은 음식이라 생각하지 않도록 깨끗이 하여 달라』 하고 협조를 구하였다.
이내 교수들은 도시락 몇개만 먹기로 하고 남은 도시락은 고기는 고개데로 튀김은 튀김데로 모두 별도로 모았다.
도데체 이들은 무엇을 할것인가, 가족한테 줄것인가?
궁금해 하였는데 뒤에 알아보니 자기 마을에 돌아가서 이 음식으로 큰잔치를 할 것이라 하였다.
러시아 하면 미국 다음으로 큰 대국이 아니었던가?
무엇 때문에 경제가 우리 60년대 수준으로 하락하여 이지경이 되었을까 하며 울적한 기분도 삭일겸 교수들은 식사후 제주의 5일 시장과 같은 야시장으로 나갔다.
러시아 경제를 반영이나 하둣 무엇하나 번듯한게 없어 그냥 돌아오는데 단장으로간 교수가 장사하는 사람중에 조선족이 있을 터인데 혹시 보았느냐?
하고 물어보자 모두 의아해 하였다.
듣고보니 불라디보스톡이라면 한국땅과 접한곳이니 필경 있기는 하였을 터인데 관심을 두지 않은탓 이려니 했다.
『그럼 다시 돌아가 보자』
『여기까지 와서 우리동포를 보지 않고 그냥 갈수는 없다』
『얼굴모양을 보아도 알지만 대부분 과일이나 꼬지종류를 팔면 한국동포임에 틀림없다』
『특히 제사문화에 젖은 우리 풍습으로 보면 꼬지를 파는 사람이라면 우리동포가 더욱 확실하다』하고 단정짓고는 우-하고 몰려가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꼬지를 엮어 구워 파는 할머니가 있었다.
모양을 보니 영락없는 한국사람.
교수 한 분이 넌지시 한국말을 걸어보니 눈이 댕그래지면서 반가워 하였다.
모두 반가운 마음에 이것 저것 묻고 고국소식 전해주며 꼬지 한점씩 사먹었는데 얼마냐고 물으니 미화 1$ 한국돈 800원 정도였다.
누군가 『이왕 온김에 10불씩 걷자』고 제의하자 하나같이 동의하여 모두 걷으니 350$, 할머니께서 이국땅에서 고생한다며 보태 쓰라고 건내주자 동포할머니는 몇번인가 사양하다가 마지못해 받았다.
그러고는 그 자리에서 그만 펑펑 우는 것이 아닌가?
한참 울고나서는 이내 물을 가져와 꼬지용 불을 꺼버리고는 짐을 주섬주섬 챙기기 시작 하더라나, 하도 이상하여 물어보니 할머니 왈
『내 이 350$이면 1년을 온가족과 따뜻히 지낼 돈이요. 하지만 나 달러 있다는 소문이 장안에 쫘악 퍼지면 금세 강도가 올것이니 빨리 철수해야 되요.』
얼마나 극단적인 러시아 경제를 보는 것일까?
지금도 5일에 한번씩 서는 제주장에 가서 무언가 조금씩 놓고 오는사람 가는사람에게 흥정하는 할머니를 보면 어쩐지 제주대 교수가 이야기하는 불라디보스톡 꼬지장수 할머니 생각이 나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