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사랑 수아성 // 아름다운 제주 / 제주소개 / 옥돔구이로 할까요 갈치조림 드실레요
濟州外人이 겪은 濟州이야기
[11] 부신랑, 부신부
- 미국 청첩장에는 초정자의 부모이름은 쏙 빠진다.
신랑, 신부이름 달랑뿐이다.
이러다 보니 초청하는 인사도 대부분 신랑, 신부 위주로 젊은이들만 선발한다.
고히 기른자식 어른 만들려고 지금까지 보내왔는데 어찌어찌하여 둘이 만나더니 언제 보았냐는듯 어른들은 뒷전에 앉히고 저들 맘대로 하니 섭섭하기 이를데 없다.
더구나 부모입장에서야 애지중지 키운자식, 친구불러 자랑도 할겸 그동안 진 빛도 갚고 싶고 또 못한 이야기도 하고 싶은데…
자식들한테 사정하여 그래도 몇몇에게 보내기는 하지만 사뭇 떨떠름한게 부모마음이다.
대게 결혼식은 Hotel에서 한다.
식이 끝난후에 맛있는 음식을 먹고 벤드까지 동원한 연회장에서 같이 춤추며 축하해 주면 결혼식은 끝난다.
1인당 경비가 100$~150$정도 들어가니 만만한 돈은 아니다.
따라서 초청대상자는 엄선에 엄선을 거듭한다.
대강 아는 정도는 보낼 생각을 않고 상대방도 받을 엄두를 아니한다.
초청 받으면 빈손으로 가지 못하고 역시 부조를 가져간다.
좀 거리가 있으면 100$ 정도, 가까운 친척은 200$ 정도 들고 가니까 부조 또한 만만치 않지만 일년에 한두번 정도 초대를 받으니까 눈만뜨면 가 보아야하는 우리보다 오히려 심적 부담은 적다.
이런면에서 보면 제주 부조풍습은 유별나다.
결혼식은 물론이요 어지간한 기제사도 부조를 한다.
아마 옛날 같이 유배와서 상부상조하자는 뜻이 아직까지 이어오는것 일것이요 아니면 섬이라는 특수한 환경속에서 기쁘고 어려운 일은 서로 돌보고 상부상조 하자는 뜻이 지금까지 버리지 못하고 지켜오는것 같다.
부조를 받는 풍습도 육지와 사뭇 다르다.
육지야 잔치날되면 예식장 입구에 어젓히 부조대 설치하고 누구 때문에 왔건 모두 함께 거두어 들인다.
마침 예식시간이 식사시간 전후면 따로 식사시간 정해 식권을 나누어 주지만 식당이 마땅치 않은 시골로 가면 회비라고 해서 돌아갈 차비를 준다.
가까운 곳에서 온 손님은 5,000원 먼곳이거나 사돈 집안은 10,000원 정도를 봉투에 넣어 미안한 듯 건네주고 미안한 듯 받는다.
하지만 제주는 전날 피로연 식당을 별도로 정해서 아침부터 밤 늦도록 손님을 초대한다.
식사를 끝낸 손님은 부조 봉투를 축하인사와 함께 건네주는데 계좌가 워낙 엄격해서 신랑 보러온 사람은 반드시 신랑에게, 신랑부친 때문에 왔으면 신랑부친에게 건네준다.
만약 신랑이 바빠서 안보이고 신랑부친만 있다면 건네주면서 신랑에게 건네질 수 있도록 부탁을 한다.
신랑 부친은 신랑이 나타나면 엣다 너 부조다 하고 건네준다.
이렇게 받는 풍습이고 보니 편의를 위해 부신랑 부신부 제도를 두어 바쁜 신랑신부를 도운다.
함 맞이부터 식사손님 안내, 부조받는일까지 신랑 신부와 동등자격으로 한다.
결혼식날은 정작 조용하다.
가까운 친척 친구만 참석하고 부조는 받는 자리도 없다.
이러다 보니 처음가는 육지손님 부조들고 다니다 누굴 주어야 좋을지 몰라 허둥데기 일쑤.
궁금한게 신혼여행지였다.
신혼여행지의 신랑 신부들은 어디로 신혼여행을 떠날까?
요즘은 유행따라 외국으로 가기도 하지만 국내는 속초, 경주를 선호하고 더러는 부산, 서울이니 조금 싱겁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그냥 제주에서 지내기가 좀 멋적으니까 비행기 타고 부웅 떠나 보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