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사랑 수아성 // 아름다운 제주 / 제주소개 / 옥돔구이로 할까요 갈치조림 드실레요
濟州外人이 겪은 濟州이야기
[6] 규수댁 마당에 심지 않는다는 구실 잣밤나무
- 제주에는 등나무나 포도나무와 같이 덩쿨이 서로 엉키는 나무는 집안에 심지 않는다.
서로 얽키고 성키니 가족간에 갈등이 생기고 부부간에 애정도 얼킬것이라고 생각하여서이다.
꽃이 곱기로 치면 일등가는 나무중에 백일홍도 집안에 심지 않는다.
꽃은 더할나위 없지만 껍질이 벗겨져 미끈미끈하여 특히 장사하는 분들이 집안에는 재수가 없다하여 심지 않고 저승기를 머금은 나무라 해서 묘소 주변에만 심는다.
육지에서 분재로 인기를 끄는 동백나무도 잘 피어 있다가 갑자기 뚝-떨어지는 꽃잎이 어쩐지 불길하다고 해서 기피한다.
여름되면 본사 온실앞 마당에 새털처럼 부드럽고 화관처럼 펼치는 자귀나무도 중국에서는 신혼부부가 거쳐하는 창밖에 심으면 부부의 애정이 돈독하다고 해서 즐겨 심는데 제주는 말라리아에 잘 걸린다고 해서 집안에 심지 않는다.
또 육지와 반대 되는 것이 복숭아 나무이다.
육지에서는 복숭아 나무를 집안에 심으면 귀신이 들어와 주인의 명을 앗아간다 해서 기피하는데 반해 제주에서는 액신(厄神)이나 역신(疫神)이 범접하지 않는다해서 즐겨 심는다.
또 양반집에서는 울타리로 대나무를 즐겨 심었다.
일편단심 곧은마음 멀리 유배와서도 변치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대나무를 심으면서 되세겼다고도 하였다니 그 의지가 놀랄일이다.
제주에는 육지에서 보지 못하는 나무중 구실잣밤나무가 있다.
제주공항에 내려 시내로 들어오는 제주 초입, 줄을 이어 가로수로 서있는 이 나무는 겉으로 보기엔 탄탄하고 검은 윤기가 난다.
이 나무는 여러가지 명칭이 있다.
여름에 잣굵기의 구슬만한 열매가 열리고 4월 꽃필때 향기가 진한 밤나무꽃 내음과 같다 해서 “구슬잣밤나무” 혹은 “구실잣밤나무”라고도 하나 사전에는 “구실잣밤나무”로 되어 있다.
구실잣밤나무는 너도 밤나무과에 속하는 상록활엽교목으로 따뜻한 나무모양은 둥글고 잎은 2열생으로 암나무 숫나무가 따로 없고 한나무에 암수가 같이 산다.
나무는 탄탄하여 목재로 이용하며 열매는 잣맛이 나는 식용열매이다.
사실 구실잣밤나무는 제주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일본, 중국, 하와이 등 따뜻한 동남아 지역은 모두 있다.
4월부터 6월까지 피는 꽃 향기가 진한 밤나무 꽃향기를 풍기니 혈통이 엄한 제주 양반의 규수댁 마당에는 이 나무를 못 심도록 하였다.
양반의 심술이 알만도 하다.
하여간 늦은 봄날 오후, 바람이라도 살랑살랑 불라치면 도대체 어디서 이런 향기가 날라 오는지, 즐겨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다른 사람도 헹여 이 냄새를 알까하는 부끄러움속에 나른한 봄날의 하루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