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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한대(亞寒帶)에서 온대에 이르는 다양한 기후환경이 1천8백여종의 관속식물을 분포하게 할 정도로 제주도는 다양한 기후대에 속해있다.
특히 기온이 높고 습도가 높은 고온다습성 기후는 버섯의 서식 및 번식환경을 국내 어느지역보다도 유리하게 하지만 도내에는 버섯연구 전문가가 거의 드물다.
고작해봐야 제주대 오모교수와 재학중인 2명의 대학원생등 3명만이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학계에 알려진 도내 자생 버섯은 우리나라에 분포하고 있는 1천5백여종의 20%에 해당되는 3백여종.
전문연구가가 없어 이름과 발생시기, 적합한 서식환경 등 이들 버섯에 대한 기초조사도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타지역은 정부부처 지원을 받아 버섯을 이용한 한약재의 대량생산단계에 이를 정도로 연구가 활성화되는 등 우리와 대조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양재박)은 이처럼 버섯연구에 대한 도내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키 위해 장기 특별전을 갖는다.
오는 12월1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3개월간 도민속자연사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릴 ‘제주버섯특별전’이 그것이다.
전시회에서 선보일 야생버섯은 박물관이 그동안 도내의 이곳 저곳을 다니면서 수집한 자료중 50여종. 달걀버섯·마귀광대버섯·뱀껍질광대버섯·민긴뿌리버섯·껄껄이그물버섯·좀나무싸리버섯·송곳니구름버섯·눈꽃동충하초 등 대부분 그 모양을 기초로 이름이 붙여졌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예로부터 중국에서 결핵·황달치료 및 아편중독 해독제로 이용되며 인삼·녹용과 함께 3대 한방재로 취급돼온 동충하초(冬蟲夏草).
말 그대로 겨울에 곤충의 몸에 있다가 여름에 풀처럼 피어 난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는데, 동충하초는 그 포자가 월동을 위해 땅속에 자리한 매미 등 곤충의 알·유충·번데기·성충에 기생, 영양분을 섭취하면서 자라난다.
박물관은 이들 버섯들을 사진자료, 건조표본, 물에 넣어 보관시키는 액침형태 등 세가지로 분류해 모두 1백50여점을 공개하게 된다.
한 관계자는 “느타리버섯 등 인공재배가 가능한 것들은 전시에서 제외됐다”며 “전시회가 도내 버섯 연구 활성화에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전시회 개막은 1일 오후 2시 열린다.
【제민일보 97/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