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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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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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의 가족사진]

“나의 사위 송용준이 아랄쓰크 모레루 갓다는데 그의 거처를 아시는 동무는 홍범도에게 전하여 주시오.”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신문 [레닌의 긔치] 1938년 6월 10일에 실린 광고입니다.

그렇다면 그에게 딸이 있었다는 이야기인데요. 게다가 아이와 함께 찍은 가족사진이 남아 있기도 합니다. 항일투쟁에서 은퇴하여 한카이에서 집단농장 생활을 하던, 1929년경에 찍었다고 해요.

1868년생인 홍범도 장군은 아내 이씨를 1908년에 잃었습니다. 큰아들 양순은 함께 의병활동을 하다가 전사했고, 둘째 용환은 전장에서 병사했지요. 그 후 18년 동안 혼자 생활했습니다.

그러던 그는 1926년에 이인복이라는 여성과 재혼했어요. 그녀의 남편은 항일투쟁을 하다가 전사했습니다. 결혼한 딸마저 출산하다가 사망하여, 외손녀를 키우며 살고 있었지요.

환갑이 다 된 신랑과 50세가 다 된 신부의 결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사진 속의 아이는, 장군의 핏줄이 아니라 이인복의 외손녀 에카테리나입니다. 송용준은 바로 그녀의 남편이었던 것이지요.

결국 홍범도 장군에게는 대한민국이 드린 건국훈장도 연금도, 수령해 갈 후손이 아무도 없습니다. 이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장군에 대한 모욕에도, 나서서 항의할 수 있는 핏줄이 남아 있지 않아요.

"핏줄 한 점 남기지 못한 채 평생을 일제에 쫓겨 다니며 싸웠다. 죽어서도 80년 동안 후손이 차려주는 제삿밥 한 그릇 얻어 먹어보지 못한 홍범도다." 소설 [범도]를 쓰신 방현석 작가의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