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성
11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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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요훈
16시간  ·

100년 전인 1923년 9월 1일, 도쿄가 있는 일본 관동(간토) 지방에 진도 7.9의 강한 지진이 덮쳤고,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또는 어디선가) '조선인들이(또는 중국인들이) 폭도로 돌변하여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와 약탈을 일삼으며 일본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습격하고 있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렸고, 우발적인지 계획적인지 일본 군경과 민간인 자경대원들이 조선인들을 닥치는대로 죽이는 대학살극이 벌어졌다.

나라를 일본에 빼앗기고 남의 나라 일본에서 온갖 차별과 멸시와 착취를 견디며 살던 조선인들이었으니 학살을 피해 달아날 곳도 없었고, 젖먹이에서 노인까지 수천, 수만의 조선인들이 학살을 당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일본의 자민당 정권은 대량 학살의 과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50년 전인 1973년, 양심이 살아있는 일본 시민들이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에 관동 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비를 세웠고 그 자리에서 매년 시민단체들이 합동으로 추모식을 해오고 있다.

요코아미초 공원은 그 당시 피복창이 있었던 곳으로 수천 명의 조선인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대학살이 있었던 곳이라 위령비와 납골당이 있어 매년 추모식이 열리는 대표적인 장소이고, 올해 추모식에 윤미향 의원과 이나영 정의기역연대 이사장에 참석한 곳이기도 하다.

수천, 수만의 조선인들이 맞아 죽고 찔려 죽고 불에 타 죽은 관동(간토) 대학살도, 우리 독립군들이 이편 저편으로 갈려 싸워야 했던 자유시 참변도, 우리 민족에게는 통한의 아픔이고 비극이다. 나라를 잃지 않았다면 그런 참극이 있었겠는가. 본질은 그것이다.

2023년은 간토 대학살 100주년이라 일본의 여러 시민단체들이 추모위원회를 만들어 100주년 추모행사를 준비했고, 학살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열린 가장 큰 행사였고, 조총련은 많은 단체 중의 하나였고, 윤미향 의원이 다녀 온 추모 행사도 그 행사라고 한다.

우리 민족 수만명이 살해된 간토 대학살 100주년이 되어도 아무 말도 않고, 일본 정부가 역사적 사실을 부정해도 항의조차 않던 윤 정부와 친윤 언론은 일본 극우들이 혐오하는 윤미향이 간 그 추모행사 주최측에 조총련도 있다며 반공몰이의 마녀사냥에 열을 올린다.

우리는 과연 독립된 나라에서 살고 있는가. 100년 전의 식민지 암흑에서 사는 기분이 이러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