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성
5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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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mo Kang
19시간  ·

서정시를 쓰기 어려운 시절

개짖는 소리에 새벽 잠을 깼다
잠결에는 개짖는 소리로 들렸는데
깨어보니 다음 같은 사람소리였다  
‘육사의 전신은 독립군이 아니다
홍범도 흉상은 철수되어 마땅하다’

꼬리를 감추고 살던 토왜견들이 요즘은
골목이 울리도록 당당하게 짖어댄다  
개소리를 하면 감투를 쓰는 것을 보고
한마디씩 짖어대는 개들이 많아진 것이다

머리를 멍멍하게 하고 뒷골이 띵하게 하고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개소리가 잠시 멈추자
사람소리도 마지못해 들려왔다 말조심하려고
가슴에 묻어놓은 말들이 삼베바지에 물방구 세듯*
신음소리처럼 들려왔다: ‘이런 나라가 망하지
않는 이유는 정상국가가 아닌 까닭이다’

좀비국가는 살아있는 것이 아니므로 죽지도
않는다는 뜻이었다 ‘더 큰 문제는 앞잡이들의
매국질이 아니라 백성들의 타락’이라는 말도
들려왔다 맹종하는 사람들은 타락한 권력을
닮아간다는 말은 반박하기가 어려운 말이었다

(북한에 퍼준다고 짖던 개들은 문화, 복지
예산등 온갖 예산을 삭감하여 마련한 돈을
후쿠지마에 7380억 퍼주고 우크라이나에
5200억 퍼주는 총독부에게는 꼬리를 친다)

*김성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