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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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요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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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이란다. 반일(反日) 선동이란다. 정부를 믿으란다. 과학을 믿으란다.

다 틀렸다. 이건 괴담도 반일 선동도 아니다. 과학 이전에 배려와 존중의 문제이고 신뢰의 문제다. 과학을 불신하는 게 아니라 한일 정부도 IAEA도 신뢰할 수 없다는 거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일본이 고통을 겪을 때 한국민들은 진심으로 위로했고 인명 구조와 복구에 힘을 보탰고 성금을 모아 전달하기도 했다.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이 있어야 하는데, 일본 자민당 정권은 그렇지 않았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에 있어 한국은 이웃 국가가 아닌 먼 나라였고 무시해도 되는 나라였다. 아베 정권도 기시다 정권도 한국을 투명인간 취급했고, 배려도 존중도 없었다. 일본 정부가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한국 정부에 먼저 이해를 구한 적이 있던가.

윤석열-기시다 회담에서 한국 검증단을 후쿠시마에 보내기로 합의했는데, 검증은커녕 어깨 너머로 구경만 하고 오지 않았는가. 방류 현장에 우리 전문가를 파견하겠다고 요청했으나 거부하지 않았는가. 이웃나라로 한국을 배려하고 존중하면, 그래서는 안 된다. 일본 사람이 아닌 일본 자민당 정권을 그래서 믿지 못하겠다는 거다.

윤석열 정부는 어떤가.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한 일이 뭐가 있는가. 일본 정부가 거부해도 항의도 못하고 국제사회에서 일본 편을 들어주는 들러리 역할이나 하지 않았는가.

불안하다는 국민의 소리에는 귀를 닫고, 괴담이니 가짜뉴스니 정치 선동이니 하며 입을 다물라 하고, 대통령실은 오염수 방류해도 아무 문제 없다는 동영상을 만들어 홍보도 해주며 마치 일본 정부의 2중대처럼 행세하지 않았는가. 그런 정부를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과학을 믿으라는 건 IAEA 보고서를 믿으라는 것인데, 일본 정부와 IAEA의 유착설이 있었고, 직접 검증이 아닌 도쿄전력이 제출한 오염수 방류 계획을 검토한 것이라 하고, 오염수 처리 설비 ALPS의 성능 검증은 없었다고 한다. 과학을 못 믿는 게 아니라 IAEA의 검증 과정이 투명하지 않으니 IAEA의 보고서를 믿을 수 없다는 거다.

어떤 신문은 미국 정부도 EU도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를 용인하고 있는데 과학을 믿기 때문이라며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우리 국민 80%를 괴담에 떠는 우매한 국민으로 비하하며 일본 편을 드는데, 미국은 태평양 너머에 있고 미국에게 일본은 동아시아 전략의 중심이며, 유럽의 바다는 태평양이 아니라 대서양이다.

반면 우리는 바다를 맞대고 일본에 가장 가까이 있는 인접국가다. 원전 오염수 방류에 있어 미국과 유럽이 우리와 같을 수 없다.  

오염수 방류에 30년 걸린다는데, 장담하기 어렵단다. 30년이면 한 세대 뒤다. 방사능 물질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온 인류가 알고, 몸에 들어가면 배설되지 않고 체내에 쌓인다는데, 10년 뒤에 20년 뒤에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던 그 문제가 발생하면 어쩔 것인가. 예상 못했던 문제가 발생하면 어쩔 것인가.

만일 그런 일이 생기면 일본은 인류에게 회복 불가능한 죄를 짓는 거다. 일본이야 원인 제공자이니 비난받는 건 억울할 게 없겠지만 들러리 서준 한국도 똑같이 비난을 받지 않겠는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이건 과학의 문제가 아니다. 신뢰의 문제다. 이웃나라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모르는 일본 자민당 정부와 그런 일본에 반대하는 것이 큰 죄악이라도 되는 듯이 괴담이라 하고 반일 선동이라 하는 윤석열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거다.

반일 운운하기 전에 자민당 정권의 뒤에 있는 일본 극우세력의 ‘혐한 선동’부터 따지기 바란다. 윤석열 정부가 기시다 정부의 2중대는 아니지 않은가. 국민의힘이 자민당의 서울 사무소는 아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