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성
42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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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혁
13시간  ·

-- 바그너 그룹의 돌발행동일 뿐, 쿠데타는 아니었다. --

한국 언론은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 큰 언론사 기사들을 대충 베껴서 내거나 남의 언론사 단독 취재 있으면 받아쓰기 하는 게 업무의 대부분임.

문제는 외국 언론사꺼 베낄 때도 번역조차 똑바로 못해서 틀린 소리를 너절하게 늘어놓고 대충 끝내는 경우가 많다는 점임.

이런 한국 언론은 국제 기사들에서 단독 취재라는 게 없음. 그저 외국 기사 나온 거 번역해서 써내는 게 다임. 그러니 국제부같은 게 있을 필요조차 없다고 함.

한국인들은 영미권 뉴스 말고는 다른 소스 보도 자체를 접하기 매우 어려움. 그 말인 즉슨 한국인들은 영미권에서 나오는 뉴스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뜻이 됨. 인도 중미 남미 남아프리카 중국 중앙아시아 동유럽 심지어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나오는 뉴스도 한국인들은 잘 접하기 힘듦. 특히 한국 기자들은 미국에서 나오는 보도들 편식이 심함. (이게 학문적으로도 그렇슴. 학자/교수들이 접하는 논문이나 서적들의 대부분이 영어로 된 것들뿐이기 때문.)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특히 그렇슴.

이렇게 되니 한국은 미국의 언론이 생각하는 대로, 거기에 따라서 생각하는 나라가 되어 버리는 경향이 있음. 미국 언론이 누군가에게 적개심을 가지면 한국인들도 그걸 따라서 싫어하고, 미국 언론이 호의적으로 떠들면 한국인들도 거기에 호감을 가지게 되는 경향이 뚜렷한 것임. 즉, 한국인들의 의식은 영미권, 특히 미국의 지배를 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같은 경우는 현재진행형으로서 여전히 한국인들은 영미에서 (특히 미국에서) 내보내는 뉴스 말고 어떤 정보도 얻기 어려움.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을 경쟁상대로 생각하니 당연히 싫어하는데, 솔직히 한국인들이 미국인들과 똑같이 생각할 이유가 없는데도 그들과 동조해서 같은 주파수를 맞추고 있음. 그 이유는 한국 언론이 보도를 그렇게 하기 때문임.

미국은 바그너 그룹의 프리고진이 용병을 이끌고 모스크바로 진격하다 멈추고 곧 도주한 사건을 두고 "푸틴의 군에 대한 영향력이 개 약화됐다. 러시아 저거 ㅄ 짓했다" 이렇게 비웃어주고 싶어서 난리이지만, 솔직히 이 사건을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곳이 없었음.

푸틴은 바그너 그룹이라는 용병들의 전투력에 크게 의존해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지만, 당연히 이들의 세력이 너무 커져서 러시아 정규군을 압도하는 상황까지 되길 원하지 않음. 그래서 군 사령관 등 수뇌부를 바그너 그룹에 우호적이지 않은 자들로 (게라시모프) 바꾸는 인사정책을 단행했음. 게라시모프는 바그너를 견제하기 위해 용병들에 공급하는 식량과 군비 물자 등을 제한하기 시작한 듯. 바그너 그룹의 프리고진은 게라시모프 총사령관을 무능하다며 마구 비난을 했음. 약이 오를 대로 오른 프리고진이 충동적으로 자기 병력을 출동시켜 게라시모프를 잡겠다고 일을 벌인 것이라고 함.

근데 이들이 게라시모프의 소재를 파악 못해 잡지를 못했음. 그러자  병력 갖고 벼란간 모스크바까지 가서 걔 잡아오겠다고 날뛴 것임. 물론 프리고진 대장은 가다가 현타가 왔고, 곧바로 병력을 다시 유턴시키고 자기는 벨라루스로 도망감. 이걸로 끝임.

이게 무슨 쿠데타임? 그냥 용병 사령관이 돈이랑 물자 짜게 주니까 짜증 나서 돌발행동 한 것에 불과함.

바그너 그룹 병력이 모스크바까지 24시간만에 1000km를 깊숙이 침투해 들어갔다며 러시아군이 얘네 없음 허수아비라는 게 들통났다는 그런 소리도 개소리임.

러시아 입장에선 얘네들이 아군이라고 생각했지 아군이 진영 내에서 움직이는 걸 누가 제재한다고? 러시아처럼 넓은 나라에서 1000km는 별로 먼 것도 아님... 그냥 도로 따라서 쭉 운전해서 간 거밖에 얘네들 한 게 없음.

결정적으로 푸틴의 러시아 내에서의 지지율은 70% 80%가 넘는 것으로 나오고 있음. 우크라이나에서 젤렌스키의 지지율만큼이나 높음. 쿠데타는 불가능함.

이 사건이 푸틴에게 좋은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푸틴의 영향력이 떨어지고 레임덕같은 게 왔다고 그런 소릴 하는 것도 황당한 것임. 용병들은 돈 안 주면 이상한 짓 할 수 있는 것들임. 그냥 이 사건은 딱 거기까지임.

한국 언론들이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국제 사건들을 보는 한국인의 시각을 미국이나 서유럽과 동조화시키도록 날뛰는 거 좀 그만 좀 했으면 좋겠음. 우리는 제3자로서 차분하게 보아야 함. 물론 푸틴이 좋은 놈은 아님. 그러나 세상에 나쁜 놈들이 걔 하나인가? 시리아의 아사드도 진짜 악마나 다름없는 놈이고 에르도안도 너무나 나쁜 놈임. 솔직히 자기 약점 건드린다고 기자를 살해청부한 사우디의 MBS같은 놈도 얼마나 나쁜 놈인가? 왜 그런 놈들의 나쁜 짓에는 우리가 분개하지 않는 걸까?

한국은 과연 사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리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우리만을 위해 판단하는 것. 그것이 한국에게는 불가능한 것일까? 혹은 허락되지 않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