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성
3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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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mo Kang
17시간  ·

의인 김관홍

세월호로 잠수해서 들어 가니까 물이 흐려서 한치 앞이 안보이더라고. 아하, 바로 이런 상황에 우리 궁'민들이 처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세월호는 안구한 사건인데 침몰사건으로 몰아가면 궁민들은 그런가보다 하고 끌려다니는 이유가 다 있더라고. 그러니까 궁민들이 한치 앞을 못보는 심봉사들이 되어 있는 거더라고.

앞못보는 심봉사들을 코를 꿰어 끌고 다니며, 서로 상투를 잡고 싸우게 해놓고, 배꼽을 잡고 구르며 웃는 놈들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되더라고. 진땀이 흐르고 가슴이 벌렁거리더라고. 그런데 잠수사들이 흔히 그렇듯 내가 상당히 강심장이었거든. 그런데 이제 가슴이 벌렁거려. 그런데 내가 이렇게 망가진 이유는 잠수병 때문이라기 보다는, 이놈의 정부에게 당한 것이 한이 맺힌 때문이라는 말이지.

그런데 잠수하다보면 앞이 안보이니까 촉각이 예민해지더라고. 말랑말랑한 스폰지가 들어 있는 카시미롱 이불이 손끝에 닿으면 마치 시신이 다은 듯 자다가도 소스라쳐 깨게 되더라고. 그런데 앞이 안보이니까 촉각이 예민해지고 후각이 또 예민해지더라고. 숨을 쉬면  냄새가 나더라고. 그래서 후각과 촉각을 동원해서 아이들을 찾으면. 아이들은 극도의 공포 속에 서로 뒤엉켜 있더라고.

어렵사리 한 아이씩 떼어서 데리고 나오면 유족들은 고맙다고 펑펑 우는 거예요. 죽은 사람으로 돌려 줬는데. 고맙대.. 그러니 목이 메어 말이 안나오더라고. 그래서 목숨을 걸고라도 시신을 모두 찾아드리겠다고 맹세를 했어. 그런데 292명을 찾고 11명이 남았을 때 해경은 우리들을 현장에서 몰아냈어.

그런 뻔뻔스러운 일에 앞장섰던 공무원들은 모두 진급이 되더라고. 어쩌다가 법정에 나온 공무원들은 하나같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하고 오리발을 내미는 걸 보니까 가슴이 쿡쿡 쑤시더라고. 권한은 위에 있고 책임은 아래에서 져야하는 ㅈ 같은 세상을 위해 내 가슴은 더 이상 뛰고 싶지 않았던거야. 그래서 나는 심정지로 세상을 하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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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인의 아내 김혜원씨는 두아이를  키우며 꽃가게를 합니다. 이왕에 꽃을 주문하시려면 꽃바다 010 2785 4451 로 하셔도 좋을 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