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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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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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罪而不罰, 是無法也(유죄이불벌, 시무법야)”

조선 태종 때 사헌부가 여산군 김승주의 죄를 고했는데, 왕은 그가 공신이라는 이유로 거론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사간원에서 상소하며 이 문구를 썼습니다. “죄가 있는데도 벌하지 않는 것, 이것이 무법(無法)입니다”라는 뜻입니다.

무법(無法)은 불법(不法)이나 범법(犯法)과는 차원이 다른 개념입니다. 범법자나 불법행위자는 발각되면 처벌받는 자이지만, ‘무법자’는 아무 거리낌 없이 법을 무시해도 처벌받지 않는 자입니다.

윤석열 정부 1년, 우리나라는 퇴직금조로 50억 원을 받아도 무죄가 되는 ‘무법자’, 거액의 뇌물성 향응을 받아도 ‘불기소 세트’를 적용받는 ‘무법자’, 주가조작을 해도, 논문 표절을 해도, 경력을 조작해도 아무 문제 없는 ‘무법자’들이 지배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반면 정권의 눈 밖에 난 집단이나 개인은 사소한 잘못만 드러나도 수십 차례씩 압수수색을 당하고 기소되며 유죄 판결을 받습니다.

다수에게 ‘가혹한 법치’의 원칙을 적용한다고 '법치국가'가 되는 게 아닙니다. ‘유죄이불벌(有罪而不罰)’의 원칙을 적용받는 집단, 계급, 신분이 있으면, 아무리 법망이 촘촘해도 세상은 ‘무법천지(無法天地)’가 됩니다.

윤석열 정부 1년의 가장 큰 ‘성과’는, 이 나라를 ‘무법천지’로 만든 데에서 찾아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