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성
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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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
1일  ·

아름다운 사람을 통하여
자신이 찌질함을 알게된 놈들에게 조언
(네이버 쓰레기 통에 살고 있는)

아주 옛날, 국민학교 (옛날에는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 했습니다) 1학년 입학했을 무렵, 여학생과 싸웠습니다.  싸움이라해야 그저 밀고, 밀리고, 안밀린 척 하고,… 그렇게 다퉜습니다.  
그 여학생이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데, 난감했습니다. 어쩔줄 몰라 멍 쩌 있는데, 뒤에서 나타난 선생님이 한 말씀 하셨습니다.
“인수 이놈, 고추 있나 어디 한 번 보자. 그래 여학생을 울리냐. 못난놈 같으니라고, 고추 때버려야겠다.”
지금 같으면 성적비하로 수치심을 느꼈다고 신고라도 하겠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말들은 흔한 말이었답니다.  

그 말을 듣고서는 깨달았죠. 여학생을 울리면 안된다고. 여학생을 울리면 고추를 떼야하는 짓을 한거라고. 그 이후 지금까지 여자를 울린 적은 저의 60평생에 거의 없습니다. 감동을 줘서 울린 적은 있었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보니, 남자도 울린 적이 없군요.

참 멋있는 사람이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에 나와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입학을 취소해도, 의사 자격을 빼앗아 버려도, 게의치 않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겠다고 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의사도 할 수 있고, 다른 무슨일도 할 수 있는, 그런 실력과 자신감을 가진 젊은이의 당당함에 감동했습니다.
“나는 못해” 라는 생각이 없는 사람. “하면 되지” 라는 자신감이 있는 사람. 그래서 더욱더 당당한 사람.
‘그래. 의사가 인생의 목적이 아냐. 의사는 사회에 봉사하려고 한거야. 하지 말라고? 그럼 쉬지 뭐.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봉사하지 뭐. 그것마저 하지 말라면 안할께.’
‘하고 싶은게 많이 생겼어. 변호사도 해 볼 수 있고, 대학교수도 해 볼 수 있고, 뭐든 해 볼 수 있어. 지금 못하면 기다렸다 하면 돼.’

이 얼마나 자신감이 넘치는 당당한 모습인가요?

갑자기 생각 났습니다.  45살에 로스쿨을 들어갔고, “아빠, 그 연세에 수습변호사 할 수 있겠어요?” 라던 아들에게, “그럼, 난 변호사가 될거야.” 했던 그 때가 생각났습니다.
사실 자신이 있었어요. 꼭 1등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합격만하면 되니까요. 합격해서 영국 변호사 하면 되니까요. 그냥 편했어요. 나이를 먹고나니 공부가 별게 아니였어요. 그저 읽고 또 읽으면 머리속에서는 정리가 되고, 그리고 문제가 나오면 술술 쓸 수 있는 것은, 오랜 세월을 살아보니 되더라구요. 한평생을 입시에, 시험에 시달리다가 나이 45살이 지나 깨달았지요. ”공부, 그까이것 별거 아냐.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어.“  
그래서 요즘 젊은이들에게 저도 당당히 말합니다. “해봐. 해보면 별거 아냐. 합격만 하면 되잖아. 1등으로 변호사 되든, 턱걸이로 변호사가 되든 변호사가 되면 되잖아. 즐기며 해봐.”

그런데, 이 젊은이는 삼십대 초반인데, 60살인 저처럼 여유있는 생각으로 인생을 즐기고 있네요. 그 어린 나이에 벌써 이렇게 깨닫고 있으니 말입니다.
한 편으로는, 마음이 애잔합니다.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으면 저 어린 나이에 저런 것을 깨닫게 되었을까?
한편으로는 마음이 흐뭇합니다. 어린 나이 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당당히 믿고 있으면 이렇게 삶의 여유가 있단 말인가요?
아름답습니다. 참 좋습니다. 뿌듯합니다. 사법개혁을 하자고 해서 멸문지화를 당하고 있는 조국 장관님 가족의 그 잿더미 속에서 아름다운 꽃이 피고 있었네요. 예쁜 꽃이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이상한 인간들이 그 젊은이의 아름다움과 당당함과 그리고 인생의 풍요로움을 보며, 찌질하게 질투하네요. “검정고시 봐서 다시 의대 가 봐“ 라고 비아냥 거리네요. (네이버에서 봤어요. 네이버는 쓰레기장 같아요)

국민학교 때 그 선생님이 지금 계셨다면 이렇게 말씀 하셨겠죠?
”떼라.  찌질한 놈, 얼마나 못 났으면 그렇게 질투를 하냐? 넌 못하지? 넌 할게 없지? 넌 의사가 인생 최고의 목적이지? 그런데도 그 목적을 쳐다보고만 있지? 그래서 질투하는 마음을 그렇게 티 나게 드러낸거지? 떼라. 뭐하러 달고 다니냐?“

나는 이렇게 한마디 덧붙여 주고 싶습니다.

”뭘하려고 다시 공부를 해? 벌써 의사인걸. 뭐하러 다시 의대를 가? 뭘 증명하려고? 그런거 안해도 돼. 조민씨는 하고 싶은게 많아.“
”찌질한 대한민국의 찌질이 대마왕들이여, 그대들은 그렇게 질투해도 의사가 될 수도 없고, 다른 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해도, 그 중에 단 하나도 못하지?  그래서 찌질한 소리만 하며 속 타지? 찌질한 놈들, 그러다 인생 조진다.“

런던 김인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