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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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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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물어가는 2022년 한해 동안에 걸쳐, 제게 가장 크게 기억 나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첫번째는, 지난 7월 15일에 조국 ,정경심 재판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검찰의 표창장 관련 포렌식 분석이 총체적인 허위였음을 조목조목 증언했던 일이었습니다.

2020년 정경심 교수 1심에 증인으로 출석할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에는 제가 출석을 망설였습니다. 이후 더 많은 허위 포렌식 증거들이 무더기로 쏟아져나왔던 2심에서는, 재판부가 검사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저의 증인 출석을 불허했습니다.

이렇게 자의, 타의로 두 번의 기회를 놓친 후 1, 2심에서 연달아 패소하고, 대법원에서는 모든 포렌식 증거들을 무시한 표창장 혐의 유죄 확정 선고가 나왔습니다. 저로서는, 뭐라 설명하기도 어려운 너무도 참혹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7월 증인 출석 때는, 제가 죽는 날까지 갚을 수 없는 잘못의 빚을, 딱 '백만 분의 일'만큼 갚는 심정이었습니다.

표창장 사건의 진실은 직접 변호인측 포렌식 분석을 수행한 제가 다른 누구보다도 더 명백하게 알고 있는 당사자입니다. 그런만큼 가장 명료한 진실을 알고 있는 제가 외치기를 멈추면 그 진실은 퇴색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지난 7월 증인으로 법정에 나섰을 때, 저는 상대가 누구이든 개의치 않았고, 그 사람들이 차후 제게 어떤 식으로든 보복을 가할 수 있는 공권력의 화신임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답변을 검사들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또박또박 답했습니다.

그리고 '백만 분의 9십9만9천9백9십9' 만큼의 남은 빚은, 현재 진행중인 재판의 최종 판단이 어떻게 되든, 제가 죽는 날까지 계속 알림으로써 계속 갚아나가겠습니다. 저를 필요로 했던 적시에 진실을 증언하지 못했던 빚을 외면하고서, 제 남은 삶을 모르쇠 하며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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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잊지 못할 중요한 기억 두번째는, 영화 '그대가 조국'입니다. 올 한해는 제게 '그대가 조국' 관련 일정으로 가득 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의 제작 마무리 단계에 출연 결정이 되어 올해 초인 2월에 인터뷰 촬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완성된 영화가 5월 초에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최초 상영이 있었고, 다시 5월 25일에 정식 개봉이 되었었죠.

이후 관객과의 대화 행사를 위해 전국의 상영관들을 돌며 수많은 관객분들을 만나 얘기를 나눴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이 GV 행사들을 통해 저와 직접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있었던 5월 24일 전야 시사회부터 10월 29일 군산 상영회까지 전국을 돌았습니다.

반가웠고, 벅찼고, 말할 수 없이 뜨거운 격려를 받았습니다. 분노와 걱정과 응원으로 가득한 수없이 많은 시민들의 얼굴들이 제 뇌가 아닌 가슴 속 깊이 각인되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 조국 가족의 진실을 믿는 시민 동지들이 수도 없이 많이 있다는 사실이 제게 삶의 마지막날까지 진실을 외칠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되어줄 것을 절절히 느꼈습니다. 격려해주시고 함께 분노해주신 전국의 시민 동지님들께 몇 번이고 허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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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 세번째로, 지난 27일부터 조국, 정경심 재판부에 제출할 탄원서 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돌아보니 이 세 가지가 제겐 2022년 한 해의 전부입니다.

이 조국 전 장관 재판은 2019년 12월 마지막 날에 기소되었던 바로 그 재판입니다. 바로 내일이면 기소된지 만으로 3년이고, 그 1심 판결이 2월 3일에 나옵니다.

앞서도 썼다시피, 저는 이 재판의 종국에서 사법부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무관하게 끝까지 진실을 외칠 것입니다. 저야 어떤 길이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제가 진 짐은 그닥 무거운 것이 아니니까, 얼마든지 끝의 끝까지 갈 자신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이 조국 가족에게 지금까지와 같은 칠흑같이 어두운 가시밭길이 되느냐, 아니면 한 줄기 빛이 인도하는 길이 되느냐는 이번 1심 판결의 결과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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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것. 이번 탄원서 운동은, 재판부의 판사들에게 무죄 판결을 내리라는 압박을 가하려는 것이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그와 정확하게 반대의 목적입니다.

무자비한 권력을 휘둘러대는 정권과 막강한 검찰의 권력, 그리고 편향 일색인 언론은 물론이고 앞뒤 없는 여론까지, 이 탄원서 운동은 1심 재판부가 그 모든 외압을 이겨내고 양심 그대로의 판결을 내리기를 열렬히 응원하는 외침입니다.

아무리 오랜 관록의 법관이라도, 개별적으로는 한 인간이고 가족과 불안한 미래가 있습니다. 거대한 힘 앞에서 후환이 두렵지도 않고 앞으로의 삶이 걱정되지도 않는 인간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탄원서 운동은, 재판부 판사들에게 그런 무지막지한 압력을 이겨내고 정확하게 소신과 양심에 입각해서 판결할 수 있도록, 그야말로 최소한의 반대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노력입니다.

그래서 한 분 한 분의 목소리가 더없이 소중합니다. 이 재판부를 응원해주십시오. 지난 정경심 교수 재판부들처럼, 진실을 목격하고도 짐짓 못본 체 하고는 자의적으로 심증을 유죄의 방향으로 몰아가지 않을 수 있도록, 열렬히 격려하고 응원해주십시오. 사법부의 마지막 양심이 두려움과 걱정을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보태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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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미 셀 수도 없이 많은 분들이 탄원서에 동참해주셨습니다만,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조금씩만 더 애써주십시오. 가족분들을 설득하고 지인분들께 설명해주십시오. 단 한분씩만 더 이끌어주십시오.

설사 그 지인들이 조국 부부가 유죄라고 믿는 분들이더라도, 왜 하필 조국 부부만이 이토록 모질게 짓밟혀야 했는지 되물어봐주십시오. 조국 전 장관이 검찰 개혁에 앞장을 섰던 것 외에 다른 어떤 이유가 있겠습니까.

입시 혐의가 사실이라고 믿더라도, 이미 무죄 확정판결이 난 사모펀드 혐의까지도 사실이라고 믿더라도, 최소한의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조국 전 장관이 온가족이 이토록 모질게 밟힌 것은 검찰개혁 하나 때문이라는 것을 짐작조차 못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정치보복입니다. 그리고 최근까지 제가 기고해왔던 대로, 검찰만이 아닌 검찰의 하청을 받은 법조기자들이 앞장서서 언론들의 보도 스탠스를 이끌었고, 그것이 다시 분별 없는 군중여론을 이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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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17년을 선고받은 이명박이 고작 1년 8개월만에 사면을 받고 석방되었습니다. 징역 17년을 받게 한 그 검사가 한 일입니다. 국정농단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주요 공범들도 줄줄이 사면, 복권을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경심 교수는 완전히 허위의 혐의인 표창장 유죄 혐의와 기타 자잘한 입시 관련 혐의들로 유죄를 받아 징역 4년을 받고 이미 2년 5개월을 복역하고 있습니다. 국가적 중범죄자들이 줄줄이 사면 복권을 받는 동안, 정 교수는 사면은 커녕 형기 산입도 안되는 형집행정지조차도 겨우 2개월, 그조차도 두 차례 큰 수술이 끝나자마자 감옥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법의 집행이 이렇게도 잔인해도 됩니까. 조국 부부가 희대의 연쇄살인마라도 됩니까. 나라를 뒤집어놓은 반란범이라도 됩니까. 21세기 선진국에서 국가 권력이 어쩌면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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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탄원서 접수는 온라인 운동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접수 완료 후 잘 정리된 출력물로 제본해서 대표 탄원인분들 중 몇 분이 직접 법원에 가서 제출하실 겁니다. 탄원에 참여하시면서 덧붙이신 당부 말씀들도, 재판부에 그대로 제출됩니다.

그만큼 무게가 있습니다. 한 분 한 분의 참여가 절대 가볍지 않습니다. 갸냘픈 힘들이 모여 이 나라를 바꾸는 거대한 힘이 될 수 있습니다. 더 많이 참여해주시고, 더 많이 지인들을 이끌어 주십시오.

어쩌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웃고 돌아서는 대신 함께 계란 한 개씩 던지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바위는 더 빨리 깨어집니다. 한 개로 안되면 두 개, 세 개 던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선한 영향력을 퍼뜨려 주십시오.

한탄과 체념 대신에 참여, 그것만이 세상을 바꿉니다.

https://bit.ly/Kuk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