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성
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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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형
3일  ·

<와이로(蛙利鷺)>

와이로라는 말은 누구나 다 잘알고 있지만, 일본 말로 착각하고 있다.

원래 우리나라 말인데,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다시 들어온 말이다.

고려 신종은 임금을 할 팔자가 아니었는데, 최충헌이 정권을 잡자, 제일 먼저 명종을 폐하고 그의 동생을 임금으로 앉힌 이가 신종이다.

원래 이름은 왕지화인데, 그는 무인들이 들고 일어나 나라를 하도 개판을 치니,세상을 잊고자 매일 사냥을
나가, 짐승을 잡거나 말거나 그일로 소일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시종 하나만을 데리고 개성 천마산으로 사냥을 나갔다가 날이 저물어 어떤 외딴집을 발견하고 주인장에게
"날이 저물어 그러니, 이 근처에 민가도 안보이고 하니, 하룻밤 유숙 할수 있는지요?"

"아, 저기 저 고개만 넘어 가면, 주막이 하나 있으니, 그리 가시구려"

"아, 그래요? 감사합니다. 실례 많았습니다"

그리고나서 대문을 나서면서 보니, 문에 이런 글귀가 붙어 있었다.

<唯我無蛙人生之限>

유아무와인생지한 : 내가 개구리가 없다는 게, 사람 사는게 참 죠캬트다.

하도 이상한 글귀라, 가면서 계속 그 글귀를 새기며, 주막에 당도하였다.

주막집에 도착하여, 국밥 한그릇을 시켜 먹고, 그 주인한테 외딴 집에 관하여, 물었다.

"아, 백운 거사 밀씀하시나 보죠? 그는 문헌공도
(고려 시대 최고의 사학 기관) 출신으로 진사과에 장원 급제했으나, 과거 시험에는 몇번 낙방하고서, 두문 불출하고, 책만 읽고 있다오. 호 호"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더욱 궁금하여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는 둥 마는 둥하고 새벽 같이 가서 주인 장을 불렀다.

그리고 그 뜻을 물었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옛날, 옛날 한옛날에 노래를 무지하게 잘하는 꾀꼬리와목소리가 듣기 거북한 까마귀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꾀꼬리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하고 있을 때, 까마귀도 까악 까악 노래를 불렀다.

(꾀꼬리): 야, 그것도 노래라고 지껄이냐? 집어 쳐라~"

(까마귀): 남의 노래를 가지고 또 지랄 한디야, 그러면, 우리 내기 한번 해 볼 래?

(꾀꼬리)하나마나한 내기를 하자고 지랄이네,그러면 누구를 심판으로 정할 꺼냐?

(까마귀)쩌기, 나하고는 별로 사이가 안좋은 백로에게 부탁해 보자.

(꾀꼬리)맨날,너에게 시커멓다고 놀려대는 녀석이니 심판은 잘보겠제,그리하자구나.

그리고 나서도 꾀꼬리는 혹시나 몰라 노래 연습을 매일 하였다.

그러나, 까마귀는 노래 연습은 커녕, 매일 들판에 나가 개구리를 잡아다 백로에게 뇌물로 바쳤다.

3일 후  노래 시합날이 돌아 왔다.

꾀꼬리는 그동안 열심히 연습한 노래를 뽑고나서,까마귀가 노래가 노래도 아닌 돼지 맥따는 소리를 하고 나서, 백로가 판결하기를 까마귀의 노래가 기똥 차다고 하였다.

꾀꼬리는 분하고 원통하여, 혼자말처럼 유아무와 인생지한 이라고 지껄였다.

당시, 뇌물을 안 바치면, 어느 누구도 벼슬을 할 수 없는 시대를 한탄하고 있었다.

이 왕자가 집에 당도하자 최충헌이 보낸 장수가 어제 밤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 부로 왕이 된 것이다.

그는 임금이 되자, 과거를 시행하기로 하고, 시제를 자기가 직접 내었다.

<唯我無蛙人生之限>

그 백운거사 이규보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과거장에 나가 시제를 보니, 답을 쓰고 자실 것이 없었다.

그래서, 장원급제를 하였다.

이때부터 와이로란 말이 생겼다.
와(蛙) : 개구리 와, 이(利) : 이로울 이, 로(鷺) : 해오라기 로,
지금 우리나라의 법조계의 비리가 "와이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