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성
8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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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웅
14시간  ·

이 시대, 이제 통일은 더는 역사적 과제가 아니란 말인가?
이 어리석은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정치는 바로 서지 못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 노래는 더 이상 불려지지 않는다.
버려진 노래가 되었다.

정치는 어느새 통일을 말하지 않는다.

정치지도자는 통일과 거리를 둔다.

그래야 정치지도자가 된다고 믿는다.

연방제 통일을 주창했던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는 민주당에서도
통일은 사라진 언어다.

지금 우리가 겪는 정치의 참혹한 현실이 왜 생겨나는지 보여준다.

분단체제는 당연히 분단을 극복하는 통일이 그 최대의 주제다.

그런데 평화만을 말한다.

그나마 이 평화마저 망가뜨리려는 자들조차 있다.

통일 없는 평화는
분단의 비폭력적 관리에 머물겠다는 것이다.

외세의 패권전략에 빨려들어가는 길이다.

그래서 사실은 분단의 비폭력적 관리조차 어려워진다.

오산이다.

통일이 평화다.

통일을 사고할 때
우리는 전쟁을 필연적으로 제외시킨다.

평화통일만 통일이기 때문이다.

외세의 개입을 봉쇄한다.

통일은 민족내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한-미-일 군사동맹이요,
일본 자위대 한반도 상륙이요 하는 허튼 수작들은
고개를 숙이게 된다.

통일을 지향할 때
비로소
지금의 체제를 혁신하고
특권을 타파할 수 있는 길이 보인다.

남과 북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그런 것들을 청산하는 과정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기후위기와 생태문명을 말할 수 있게 된다.

한반도 전체의 자연과 생명을
함께 지켜내기 위한 경로를 논의하고
협력의 방식을 결정해나갈 수 있다.

이를 위해 미래세대의 역할이 보다 풍부하게 마련된다.

함께 누리는 자원의 풍족함과 협력의 선물은
무한대다.

이게 어렵다고,
지금은 쉽지 않으니 평화부터 말하자고,
그러는 건
식민지에서 독립을 말하지 말고
자치부터 요구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 나라 정치가 왜소해진 것은
통일이라는 세계사적 책무를 걸머질 용기와 담대함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이 더불어 살아가는 매일매일의 지평은
지금의 우리 삶과 차원이 다른 세계를 펼쳐낸다.

엄청난 창의력과 상상력,
토론과 합의, 협상과 논쟁,
그리고 통합의 가치를 현실에서 실현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 자라나게 된다.

정치 자체가 그로써
위대해진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정치인들,
정치지도자라고 하기에는
아직 올망졸망한 수준의 인물들이 넘쳐나고
정작 훌륭한 정치 지도자가 보이지 않는 것은
이 시대의 최대과제와 마주해서
그걸 돌파하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식민지 시대에
위대한 지도자는 당연히 독립투쟁의 선두에 서는 이였고
분단시대의 위대한 지도자는
당연히 통일의 길로 민족의 활로를 뚫고 나가는 이다.

담대한 시대적 전망을 내거는 정치,
그것이 유일한 희망의 근거지다.

그 외에는 다
자잘한 정파싸움으로 끝나는 정략에 휘둘린다.

정치가 이토록 작아진 것은
통일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걸 말하는 순간부터
세상은 전혀 다른 차원의 길을 걷게 된다.

몸이 둘로 깨져 제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이걸 다시 복구하고
새로운 몸으로 만들 생각을 하지 않는 인간 그리고 사회가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