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농업입니다

전에 없던 긴 장마가 끝나고 큰 피해를 입은 농작물로 채소 등 시장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지구의 온도 상승으로 인한 이상기후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고, 수재로부터 농지를 보호할 수 있는 대비는 물론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농산물 유통체계가 마비될 수 있는 상황 대비도 해야겠고, 이제 다시 농업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만일,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거리 핵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하여 중국이 우리에게 보복조치로 곡물 등 식량 수출을 금지한다면, 일본이 불화수소 수출을 금지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일과는 비교할 수 없이 훨씬 더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곡물자급률은 1970년대는 80%였으나 1980년에는 56%, 1990년 43%로 2009년 29%로 떨어진 후부터 현재는 2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해당됩니다. 나머지 70~80%는 수입해야만 먹고 살 수 있다는 얘기지요. 우리는 세계 5위의 곡물 수입국으로 대부분 미국, 중국, 호주, 캐나다에서 수입된다고 합니다. 이처럼 일부 국가에 곡물 수입 대부분을 의존하는 우리는 ‘식량의 무기화’가 현실화되는 국제 상황에서 쉽게 식량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수입농산물은 생산, 운반, 유통 과정에서 농약, 제초제, 방부제 투성이고 유전자 조작도 많으며, 후쿠시마 농산물 같은 경우라면 방사능까지 많아 당장은 살려고 먹는 것이지만 결국 죽으려고 먹게 되는 셈이 됩니다.

그런데 전국의 농지는 도시의 부자들이 장악한지 오래고 부동산 투기나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전락했습니다. 농사는 과거의 일이 되었고 앞으로는 첨단산업 등 4차 산업혁명에 미래가 달려있다고만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계속 가면 세상의 자작 소농들은 모두 망하고 몬산토, 카길 같은 초국적 농기업들이 농산물 가격을 맘대로 올리게 될 것입니다.

농어촌은 경제적 생산 기능 뿐아니라 자연의 생태계 순환 가치와 정서 순화의 가치도 있습니다. 우리가 인간다움을 유지하며 생명과 인간에 대한 감수성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하는 자연의 소중한 공동체입니다. 농산품은 생명을 이어가는 원천으로 시장 경쟁의 원리보다 큰 생명공동체의 원리로 취급해야 합니다.

현재 70, 80대 노령의 농민들이 돌아가시면 대를 이어 농사 지을 사람들이 없는 게 농촌의 현실입니다. 젊은 귀농자들이 가뭄에 콩 나듯 있기는 하지만 절대 부족합니다.

농업을 공익사업으로 하여 농산물을 전량 수매하고 농민 공무원제도를 실시해야 하겠습니다. 청년들의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식량의 자급율을 높여 위험한 농산물을 최소한으로 수입할 수도 있어 국민 건강도 크게 개선될 것입니다.

우리의 농업, 다시 생각해야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