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성
58분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김재삼
8시간  ·

'서울의 봄'을 보았다. 분노를 이기지 못할 것 같아 미뤄오다 광주시민항쟁을 현장에서 겪은 사람이 보지 않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아 어제 극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끝나고 왜 분노보다는 슬픔이 일까?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면 울었을 정도로 눈물이 맺혔다.

쿠데타 경고에도 무시하다가 막상 일어나니 도망쳐버려 군대를 동원할 수 없게 된 장면 총리의 행각으로 우리는 18년 박정희 독재 치하에서 고생해야 했다.

전두환의 권력욕을 보고도 즉시 해임 등 조치를 취하지 않고 참모총장이 어이없이 일개 소장에게 납치당하고 여러 차례 쿠데타를 막을 기회가 있었는데도 번번히 실패했다. 그중 핵심은 국방부장관이 미군부대로 도망쳐버린 사건이다. 그가 도망치지 않고 지휘했다면 전두환이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와 비슷한 사태를 또 겪었다. 그때보다 훨씬 더 어이없이 당했다. 행정부와 입법부를 다 장악하고도 당했다. 그럼 그때 도망친 장면 총리와 노재현 국방부장관과 같이 어이없이 도망친 자가 누구인가? 문재인 대통령과 당시 이낙연 대표가 반씩 책임이 있다. 이것이 내가 슬픔을 느낀 이유일 것이다.

비겁한 다수가 단결된 소수를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다. 특히 그 다수의 상층부가 비겁하면 필패이다.

박정희의 2인자인 김종필은 끝내 1인자가 되지 못하고 끝났다. 박정희를 끝내는 데에만 18년을 싸워야 했다. 전두환의 2인자 노태우는 6년이 지나서야 후계자로 전면에 나서 7년만에 1인자가 되었고 우리는 그로부터 5년 후에 군사정권을 끝냈다. 그로부터 5년 후에 김대중 정부의 등장으로 1919년 건국을 선포한 대한민국이 반역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사실상 전제군주정권을 끝내고 공화국으로서 진정으로 재건국되었다.

그런 나라를 어이없이 검찰의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당하고 이제 그들이 이전의 군사정권이 하듯이 온 사회를 그들 발아래 놓으려는 공작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간 100년 간을 싸워왔다. 일제와 싸우고 이승만 등 독재자와 싸웠다. 수많은 전사가 길 위에 가득하다. 그들과 싸우기 전에 먼저 비겁한 자부터 몰아내야 한다.

박정희, 전두환과 달리 저들은 일찍 2인자를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그만큼 저들이 불리하고 명분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또 그만큼 결사적으로 나올 것이다. 용감한 리더가 전사를 이끌어 결사적인 저들과 싸워야 한다. 한치도 여유를 주지 말고 잠시라도 마음을 놓지 말라. 하나회를 도려내듯이 검핵관을 완전히 해체할 때까지 싸우라. 그리고 검찰, 경찰, 법원 등 모든 사법기관을 완전히 민주화할 때까지 한시도 늦추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