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성
4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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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놈 잊지 말고, 미국놈 믿지  말자! ]

김영기
15시간  ·

미국 역사상 최대 금액인 1천3백70억 달러(약 1백64조 원) 규모의 소송이자, 미 정부에는 악몽일 수도 있는 ‘인디언 신탁기금 사건’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미국 몬태나 주 내 ‘블랙 피트(검은 발)’ 인디언 마을의 어느 날 저녁.

한 소녀가 할아버지에게서 얘기를 듣는다. “나도 어릴 때 들었단다. 오래전 백인들이 땅을 빼앗으면서 ‘땅을 개발해 돈이 생기면 나눠주겠다’고 했다지. 그런데 아직 변변한 돈을 받은 적이 없으니.. 이젠 전설이 되고 말았지.”

소녀는 할아버지에게 “커서 돈을 되찾겠다"라며 인디언의 명예를 걸고 약속했다. 엘로이세 코벨이란 이름의 이 소녀는 몬태나 주립대를 졸업, 은행 간부를 거쳐 블랙 피트 인디언 보호구역의 재무책임자로 추천된다. 고향으로 돌아온 그녀는 1887년 미 의회가 전구에서 총 50만 평의 인디언 땅을 사실상 몰수하면서 “개발 이익금으로 기금을 만들어 돈을 나눠주겠다”며 ‘신탁관리법(Dawes Act)’ 을 만들었음을 확인했다. 처음엔 돈을 조금씩 나눠줬지만 곧 흐지부지돼, 이 법은 결국 인디언 땅을 가로채는 수단이 됐다는 것도 알아냈다.

또한 그녀는 미 정부의 부실한 기금관리 실태를 내무부에서 확인하던 중, 직원으로부터 “글도 못 읽는 인디언 주제에.. ”라는 말에 분노한 그녀는 미 전역 인디언 부족들의 협조로 ‘몰수된’땅에서 그때까지 이뤄줬던 온갖 사업들의 과거 수익을 계산해 냈고, 마침내 1996년 “정부는 1천30백70억 달러를 인디언 후손들에게 돌려달라"라는 소송을 냈다. 이 소송은 지난 1996년 몬태나 주 원주민인 블랙풀 부족 출신 에로이세 코벨을 대표로 하는 인디언들이 130여 년 전에 조성된 미국 원주민(인디언)들의 신탁기금을 정부가 잘못 운영해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며 원주민들이 내무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처음엔 화젯거리로 치부되던 소송은 법원이 인디언의 권리를 확인하고 환급액 산정을 위한 서류들을 정부에 요구하자 심각해졌다. 다급해진 당시 빌 클린턴 정부는 관련 서류를 폐기하고 허위 증언을 하는 ‘악수’를 동원 하다 양심선언을 한 내부자 고발로 들통났고, 후유증으로 제임스 루빈 당시 재무장관 등이 사기 법정모독죄 판결을 받고 말았다.

‘뜨거운 감자’를 물려받은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시간만 끌어오다 게일 노턴 내무장관이 법정모독죄 판결을 받았다. 끊임없이 좌절을 안겨주었던 백인 대통령이 물러나고, 흑인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들어서자 지루한 소송 끝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합의안은 정부와 원주민의 화해를 위한 중요한 출발점” 이라고 말했고, 원고인단 대표인 엘로이세 코벨은 “오늘은 오랫동안 정의가 실현되기를 기다려온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지금 우리는 델러웨이족 추장의 말에 귀기우릴 필요가 있다. “백인들은 사랑을 말하지만 확실하지 않고, 약속을 말하지만 그것도 확실하지 않다.” “같은 뜻의 말을 요리 바꾸고 조리 바꾸어서 만들어내는 작자들은 이런 말도 안했다, 저런 말도 안했다고 하면서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이고 발뺌하는 놈들이다.” 델러웨이족 추장의 말이 아니더라도, 지금 미국 놈이라면 똥 구녕 이라도 딱아줄 윤석열 은 옛 우리 어른들의 말씀에 귀 담아 듣기 바란다. 일본 놈 잊지말고, 미국 놈 믿지말라.

- 김성돈